비와 당신의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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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종일 비가 내렸다. 머 비에 얽힌 사랑얘기 같은 건 없다.
그저 군 시절 동기 녀석들과 비를 맞던 날의 기억이 가끔씩 떠오른다.

말로만 듣던 군대폭력(?)… 믿지 않고 있었는데 진짜루 막 때리더라;;; 훈련소를 떠나 군악대 특기 교육을 받던 시절… 정말 많이도 맞았다. 유급당한 상열이 녀석 때문에 조금 덜 맞긴 했지만… 상열아 수고했다 ㅡㅡ;

어느날인가 기타 연습실에 앉아서 할 일 없이 고참들의 장난감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, 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. 정말 ‘쏟아지고’ 있었다. 자유롭지 못한 군대 생활을 시작한지 두 달이 되지 못했던 어느날이었다. 밖에서는 곧 제대하는 “이빨빠진” 고참들이 비를 맞으며 지랄(아주 적절한 표현임)하고 있었다. 창 밖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어찌나 뛰어나가고 싶던지… 나갔다가는 일 주일 내내 새벽에 샤워장 끌려가서 얻어맞을 판이었다. ㅡㅡ;;

그래서였을까? 한참이 지나 제대를 바로 앞두고 있던 어느날, 새벽에 동기들과 연주실에서 술을 마시다가 우리는 비소리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. 술은 취해 가지고 뛰어나가 비를 홀딱 맞으며 그 옛날 고참들이 하던 지랄을 그대로… 계룡산 아래 새벽공기는 무척이나 찼는데 그 속에서 비까지 맞았으니… 부들부들 떨면서도 오기였을까, 우리는 지랄을 멈추지 못했다. 다음날 결국 우리 대부분은 감기에 걸렸다. 하지만 그 날 맞은 비는 그 어떤 비와도 다른 것이었다.

한 녀석 빼고는 군대 동기와는 사실상 연락하지 않는다. 머 그 한 녀석도 자주 연락하지는 않는다.
하지만 공군 A-529기 군악특기자들… 그들은 20대 끓어오르는 젊음과 자유에 대한 갈망… 그것을 함께 나눈 나의 사람들이다.

비가 오면 가끔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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