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05년 5월 30일 새벽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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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에서 빈둥댄데다가 잠도 오지 않아서, 여기저기를 좀 걸었다.
스무살 기억들의 장소들을 하나씩 찾아갔다.
그러고보면 내 스무살은 홍대가 전부였다.

너를 태워보내던 그 자리에 앉았다.
너랑 여기 같이 앉아있곤 했었는데…

지나는 여자들 구경을 하면서 학교에 갔다.
소극장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, 운동장에 내려가 노래를 부르던 일.
우리가 모여 있는 장소는 소극장이었지만,
운동장에 내려가면 동기들 한 둘은 꼭 있었다.
너랑 같이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났다.
내가 하나 부르고, 니가 하나 부르고…
‘What You Give’가 떠올랐다…

별을 보던 기억도 났다.
한 번은 술에 취해, 한 번은 사랑에 취해…
너는 그날 아주 짧게 내 볼에 입맞추었다. 아팠다.
술에 취했을 때는 홍대 앞 놀이터 골목 앞에 누워 별을 보았었다.
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봤고, 넌 챙피해했었지…

경영대 도서관 생각도 났다. 학관 앞 벤치, 놀이터, T동 강의실…

홍대 다닐 때 좋았던 추억 중 하나는 강의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는 것.
물론 강의 시간에 피우는 건 아니지만…
C동 8층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.
당시의 나는 담배를 잘 피우진 않았지만,
어쩌다 한 번은 밝아오는 아침을 내려다보며 한 대 피웠던 기억이 난다.

누군가 날 부른다. ‘세영이 형~’
유진이는 이 늦은 시각에도 학교에서 작업중이다.
짧게 조금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다.

문득 이 조그마한 학교에 건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.
실험수업을 듣던 건물을 지나 미로같은 길을 지나왔다.

아까 운동장에서 보았던 연인은 아직도 키스를 하는 중이다.
학교를 나왔다…

너와 자주 걸었던 길을 걸었다.
애비뉴 3층의 그 자리를 올려다 보았다.
우리가 자주 가던 만화방은 PC방이 되었다.
참 북카페도 사라져 버렸지… 젠장!!!
너를 바래다 주고 음주택트 중이었는데, 차와 부딪힐 뻔 한 기억도 났다.

후배들을 피해 울며 노래를 부르던 그 자리를 찾아갔다.
신기하게도 그 날처럼 그 자리에서 경찰차를 만났다.

OASIS와 Black Eyed Peas의 포스터를 돌돌 말아 집으로 돌아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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